[서대문구청] '-오' '-요'쯤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할텐데...
서울 서대문구청에서 붙인 공사안내문입니다.
"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 말씀 해 주십시요."라고 적었습니다.
어떤 문제가 있는 안내문일까요?
'주십시오'라고 해야 하는데, '주십시요.'라고 적었네요.
'-오'와 '-요'는 잘 틀립니다.
'-오'는 문장을 끝낼 때 사용하는 어미입니다. 설명, 의문, 명령, 청유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입니다.
그래서 동사나 형용사 뒤에만 붙습니다.
상대방을 높일 때 사용하기 때문에 '-시오'의 형태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.
좋은 글을 많이 보시오.
잘못된 안내문을 어서 뜯어 가시오.
공공문장을 잘못 쓰기로 ?무슨 문제란 말이오?
반면 '-요'는 어떤 것을 열거할 때 사용하는 어미입니다. 연결어미이지요.
"이것은 바른 글이요, 저것은 틀린 글이다."라고 표현하면 됩니다.
'-요'는 연결어미 외에도 보조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. 이때는 '-요'를 생략해도 문장이 되는 경우지요.
여기서 '-오'와 '-요'가 헷갈릴 때는 '-요'가 문장 끝에 놓였을 때입니다. '-요'는 생략해도 되지만 '-오'는 생략하면 문장이 되지 않습니다.
좀 놀다가시지요.('-요' 생략 가능)
아주 좋아요.('-요' 생략가능)
뭘 드실래요??('-요' 생략가능)
"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 말씀 해 주십시요."에서 '주십시요.'만 잘못된 게 아닙니다.
'말씀 해 주십시요.'는 '말씀해 주십시오.'라고 해야 맞습니다.
'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'은 ?'불편한 사항이 있으면'이라고 해야 합니다. 불편한 사항은 높임의 대상이 아니므로 '시'가 붙으면 안 됩니다.
문장은 목적어와 서술어가 맞는지 확인해봐야 할 정도로 전제적으로도 조잡합니다.
"공원 안에 있는 낡은 시설물을 주민 수요에 맞게 새로 단장하고 있습니다. 불편 사항은 말씀해 주세요." 정도면 무난하지 않을까요?